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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살아 왔습니다" 남선기공 손종현 사장(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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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홈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4,104회 작성일 2003-05-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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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기공, 이업종모임에서 '완전 재기선언' 무능기업인에서 성공한 경영인으로 변신 '지옥에서 천국으로' 19일 저녁 8시. 대전시 대화동 대전공단 한켠에 위치한 남선기공 2층 사무실에 의미 있는 모임이 있었다. 우리나라 이업종(異業種) 교류의 원조인 대덕 이업종 회원 20여명이 지켜본 가운데 남선기공이 완전 재기를 선언하는 뜻깊은 자리였기 때문이다. 부도 문 앞까지 갔던 기업의 회생, 회계법인에서 '재기 불능' 판정을 내렸던 사업체가 살아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날 자리는 남선기공이 기적을 이룬 일련의 과정을 소개한 뒤 참석자들이 궁금한 사항을 문답식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1986년 창업 1대인 고 손중만 사장에 이어 대물림으로 남선을 이끌어 온 손종현 사장(56)의 지옥과 천당을 넘나들었던 성공 스토리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가져왔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대전지역에서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중소기업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대전시민과 기업인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지옥과 천당을 넘나들었던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 드리며 반성해 보려고 합니다." 서두를 꺼낸 손사장은 IMF 파고를 넘지 못한 실패한 기업인으로서의 회한과 예기치 않았던 부분에서 발생했던 금융사고, 대리점 부도로 인한 경영 악화, 그리고 판매부진 등이 겹치면서 화의 결정까지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 때로는 톤을 높이기도, 어떨 때는 낮은 목소리로 97년 이후 어려웠던 순간을 회고했다. 1950년 대전시 대동에서 창업한 남선은 선친에 이어 손사장이 맡은 후 10 여년간은 초고속 성장을 해왔다. 외형 20억에 불과했던 매출을 50억, 100억원, 그리고 마지막에는 연간 매출액 25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울 만큼 승승장구했다. 주식 투자 붐이 한창이전 95년에는 LG증권에서 실사를 마치고 상장을 권유했고 기업의 사회성을 강조하는 최고 경영자의 건강한 정신까지 기업으로서는 모범 경작생이였다. '무능한 경영자의 표본'이라고 한 은행장,"평생 못잊어" 하지만 IMF라는 전대미문의 외환위기와 경리직원의 금융사고, 악화되는 기업환경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95년 말 무려 229억원이라는 현실적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가 도산의 길을 재촉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택한 길이 '화의'였다. "선배라는 행장×이 '무능한 경영자의 표본'이라고 기자들 앞에 공표를 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나약하고 무능한 경영인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입장이 거꾸로 되었습니다. 오만해할 일은 아니지만 정말 어려울 때 도와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구별할 수가 있었습니다." 시련기가 지나면서 회생에는 기본에 충실했던 기술력이 밑바탕이 되었다. 그동안 기술은 남선이라는 이미지와 제품을 믿을 수 있다는 소비자의 신뢰가 재기의 단초 역할을 했다. 흔히 기업에서 있을 수 있는 해외시장 개척이라던가 몸짓을 가볍게 하기 위한 구조조정 등 일반적인 조치는 당연히 취했고 소사장제 도입, 채무 및 이자 동결로 인한 금융비용 감소 등에다가 외환위기로 무더기로 도산한 경쟁업체도 남선의 재활에 밑거름이 되었다. "지옥에서 살아 나왔습니다. 지금이 천당은 아니지만 97년 전후에 비교하면 천당보다 더 좋습니다. 부도는 남의 집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과거 안일함에서 이제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무리 말이 이어지자 참석자들은 긴 불황의 터널을 뚫고 나온 손사장을 박수로 격려했다. 그는 지금도 공원 같은 공장에서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회사를 이상향으로 꿈꾸고 있다. 순 자산만 4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남선기공에 꿈꾸는 자만이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그 꿈과 현실의 거리는 멀지 않아 보였다. 약 30분에 걸친 역경 얘기에 이어 덕담과 질문 시간을 가졌다. 대전.충남 이업종 교류연합회 박희원 회장은 "앞으로 더 잘 살펴보고 사업을 잘 하길 바란다"면서 돋보기 안경을 선물했다. 정성욱 금성백조 회장은 인원 감축, 즉 구조조정에 관심을 보이면서 기준과 생산성에 끼친 영향 등을 물었다. 손사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남는 사람은 두 가지 부류였다"며 "정말 의리로 회사를 지키는 직원과 오갈 데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둘 다 고마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업인들의 압축된 애환과 성숙하지 못한 우리의 기업 환경, 그리고 금융인들의 사리사욕 등 부정적인 모습에다 천국으로 돌아온 손사장의 모습을 오버랩 시키면서 의지와 노력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김중규 기자/jkkim@dt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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