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기 동문님의 '명문대고 그 힘! 젊고 패기 있는 선생님이 힘이다'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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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7 송영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190회 작성일 2010-06-11 09:40본문
저는 모교에 근무하고 있는 57회 송영곤입니다. 2007년 3월 1일자로 모교에 부임하여 4년동안 계속 교무부장의 보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학교 현황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입장에 있습니다.
총동창회 홈페이지에 와서 손정기 동문의 모교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쓴 글을 읽고 나름대로 느낀 점이 있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대전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 입장에서 우리 동문들께서 모교에 성원을 많이 보내주시고 있는 점에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모교에 부임하여 남다르게 느낀 점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재학생들의 평균 학력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선생님들이 열심히 가르치신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동창회가 모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준다는 점입니다.
저의 학창시절을 떠 올려 볼 때 실력과 권위 그 자체였던 은사님들의 모습은 아직도 저의 가슴에 사표로 남아 있습니다.
손정기 동문님은 ‘모교에 젊고 유능한 선생님을 많이 모셔 와서 후배들을 잘 가르치도록 하자’로 모교사랑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리학교 근무하시는 선생님의 연령분포는 2010학년도 기준으로 30대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50대, 40대, 20대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학창시절 은사님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계시는 분들이 바로 50대의 선생님입니다. 이분들의 학생지도에 대한 열정은 우리 후배 교사들이 본받아야 점이 많습니다. 50대 선생님의 대부분은 대전의 주요 일반계(인문계)고에서 진학지도 실적이나 교과지도 면에서 이름을 떨치셨던 분들이고 대고에 2번씩 근무를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분들의 대고에 대한 애착은 동문인 제가 느끼기에 고마울 정도로 큽니다. 2009년 대학 입학 기준으로 고교평준화 이전 전국 10대 명문고등학교 중 서울대 합격자 수 5명을 넘긴 지방 명문고로 본교가 유일한 것도 이런 분들의 교육활동에 힘입은 바 크다고 생각됩니다.
젊다는 것은 힘이 넘치고 의욕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대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연령의 고른 분포가 오히려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장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고령화 사회가 되어버린 우리나라에서 특정한 연령대만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만연된다면, 사실 그렇게 할 수도 없겠습니다만, 사회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세대별 연령별로 서로의 특성을 살려 조화로운 균형 속에서 힘을 모을 때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공립학교의 인사원칙은 동일교 5년 만기의 순환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학교를 여러 교사가 똑 같이 희망할 때 소정의 기준에 의한 점수로 발령을 내고 있습니다. 즉 학교가 교육청에 특정 교사를 발령내달라고 해서 모셔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2010학년도 3월 정기인사부터는 학교 교사 총 정원의 20% 이내에서 초빙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학교장이 유능한 교사를 정해진 인원 수 내에서 초빙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모시고자 하는 선생님이 대고를 원하지 않으면 초빙할 수 없는 것입니다.
대고는 다른 학교보다 업무량이 많습니다. 기숙사(한모생활관), 부설방송통신고등학교, 지역영재학급운영, 운동부(야구부와 농구부를 동시에 운영하는 대전 유일의 학교) 운영 등이 직간접적으로 선생님의 업무에 관련되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 비해 근무 여건이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학교에 근무하시는 대부분의 선생님은 대고 근무를 희망하여 대전시교육청의 인사원칙에 의해 발령을 받은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단지 연령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혹시 잘 못 평가를 받지 않나 우려가 되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초빙교사 제도에 의해 일정 수의 유능한 선생님을 모셔 올 수 있으려면 대고에 근무하는 것이 다른 학교에 비해 장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막연히 명문고라는 이름만으로는 매력이 없습니다. 더욱이 입학학생들의 학력이 둔산 지구 학교보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직에 27년 동안 근무한 저로서는 ‘스승 존경 풍토 조성’이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있되 스승이 없고, 학생은 있되 제자가 없다’는 말처럼 점점 삭막해지는 요즘의 교육 현실에서 우리 대전고등학교 동문 여러분께서 모교 교사에게 격려와 성원을 통하여 스승 존경 풍토 조성에 앞장서 주신다면 ‘역시 대고는 대고다’라는 평가와 함께 많은 선생님들이 대고 근무를 희망하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모교에 대한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동문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저희들도 더욱 열심히 후배들을 가르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영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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